여러분들의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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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의견은?
일단 첫번째 느낌은, 제목 자체에 동의하지만 제목이 잘못된 것 같다는 것. 사실 애자일 방법론 자체가 태동한 것이 SI
프로젝트 아니었던가요. 프랙티스들도 대부분 SI를 염두에 두고 있죠. 그래서 뭔가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듯.
내용에서도 공감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묘한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SI 프로젝트에서도 애자일 프로세스를 적용한다면 상황파악과 대인기술이 뛰어난 동시에 기술적인 이해도 충분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공감하면서도 반대합니다. 일단, 전제를 약간 바꾸고 싶습니다. "SI 프로젝트에서 애자일 프로세스를 적용한다면"이 아니고
"SI 프로젝트에서 성공하고 싶다면"으로 말이죠. 저런 전문가가 없으면 어떤 방법론으로도 성공하기 힘들겠죠.
대인 기술 이야기도 약간 의문 부호가 찍힙니다. 업체 간의 표면적인 관계는 담당자들의 대인 기술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실무자들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대인 관계 역량이 아니라 accountability가 아닌가 싶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accountable하면 대인 기술이 아무리 엉망이라도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자칫 처음부터 기술적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경계하고 싶네요.
>관리층에 개발자의 언어를 관리자의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표현도 공감하면서 반발하고픈 표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옳은(?) 표현은 이렇습니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일을 상대방이 쓰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커뮤니케이터 뿐 아니라 개발자들 모두가 의사소통할 때 상대방의 언어로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대상도
관리자 뿐 아니라, 고객, 디자이너, 자기 회사 경영진 등등 다양한 대상이 될 수 있죠.
우리 회사도 요즘 SI 프로젝트를 하나 하고 있습니다. XP의 프랙티스들을 상당히 많이 활용하고 있죠. 하면서 드는 생각이,
어떤 프랙티스를 적용하건 Baby Step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 멀리 있는 XP의 목표를 현실에 바로 적용하려고 들면
마찰이 생기지만 현재 상태를 기준으로 한 발만 전진하면 마찰 없이 수용이 가능합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프랙티스도 한 번에
적용하기보다 천천히 조금씩 적용하는 게 좋습니다. TDD나 Continuous Integration도 적용 비용이 상당히 큰
편인데 이런 것도 각각의 프랙티스가 주는 장점들을 조금씩만 가져오도록 부분적으로 적용해나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한 발
전진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사실 우리 회사도 처음에는 어려움을 좀 겪었습니다. 원래 10시 반 출근 4시 퇴근이 원칙인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로 한
3주간은 거의 매일 6시, 7시까지 일했습니다. 뭔가 그렇게 해야할 것만 같은 상황이 되더군요. 그래서 한 분은 지쳐서 2주간
휴가를 내셨고 남은 세 명도 좀 지쳐갔죠. 하지만 회고를 통해서 근무시간을 다시 줄여나갈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서 적용했고
그래서 이번 주는 다시 4시 안팎에 퇴근하는 상황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찌보면 애자일 프랙티스 전체를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게 Baby Step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SI든 뭐든 Baby
Step으로 갈 수 있다면 뭐든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2008년 6월 13일 (금) 오후 10:40, June Kim <june...@gmail.com>님이 작성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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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애자일이 기본적으로 "냉철한 현실을 직시해서 따뜻한 가슴으로 함께" 해결하자로 봅니다. 이 "냉철한 현실을 직시해서"
부분이 현 SI 업체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봅니다.애자일은 좋은 게 좋은 거다가 아닙니다. 무서울 만큼 현실을 직시하게
해줍니다. 애자일은 예측가능성이 높습니다.
2) 고객사에서 애자일을 이해한다면,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부분적 적용은 가능합니다. 나날이
개선되는 것이 의미있는 프로젝트라면.
3) 저는 좀 나이브한 생각일지는 몰라도 SI 쪽에 혁신의 여지가 굉장히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고객에게 중요한
것을 월등하게 처리해주면 어떤 방법을 쓰느냐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머지 않아 국내 SI업계에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일어나리라 봅니다. 그리고 이 와해성 혁신은 얼마 후에 대다수의 존속성
혁신(sustaining innovation) 업체들을 몰아내게 되리라 추측합니다.
08. 6. 13, June Kim <june...@gmail.com>님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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