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냥이 핵극혐에서부터 본방을 챙겨 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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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yb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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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6, 2017, 1:19:45 PM8/16/17
to 옥냥이 방송국
안녕하세요, 그냥 방송을 해주시는 것에 대한 감사인사를 드리려고 글을 남겨봅니다.

최초엔 저는 옥냥님이 정말 싫었습니다. 유튜브에서 500RPM DDR덱 영상을 보고 "저 스트리머 너무 오버한다", "덱 이름이 DDR이 뭐야 상스럽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영상은 싫어합니다. 
지금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지만 한동안 꽤나 유명했던 성기사 덱을 만들어 올릴 정도로 애정이 갔던 게임인데 그 무렵 하스스톤의 여러 정책 변경들이 마음에 안들어서 하스스톤에 화가 나있었던 이유도 분명히 있었지만 평소에 보는 방송들이 오버하지 않고, 욕설이 없지만 클린하게 정신이 나간 방송들만 봐왔기에 옥냥님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심지어 그 영상 하나를 봤다고 유튜브에선 "우리엄마히오스왕"이라는 배틀태그를 가진 하스스톤 스트리머의 영상을 죄다 추천영상으로 보내 결국 옥냥이 흑역사 유튜브는 제 계정에서 숨김 처리를 당하고 말았어요.

2017년 6월 쯤, 미국인 친구가 SOMA라는 게임을 추천해줬습니다. 평소에 저는 공포영화도 끔찍하게 못보고 겁 먹으면 손도 심하게 떨고 예전에 잠깐 했던 마인크래프트도 저에겐 호러게임일 정도로 겁쟁이기에
공포게임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안하겠다고 못을 박으려하기 직전에 그 친구가 저에게 그 게임을 선물로 보내주고 말았어요. 결국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컨트롤러를 연결해서(겁을 먹으면 마우스를 심하게 떨기에 게임 진행이 안될 것 같았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했습니다.

첫 시작도 잠시 연구실에 깨어나 그 방을 나가는 방법이 의자로 창문을 깨부셔서 나가야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 저는 5분동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창문을 깨부시고 나갔지만
나가자마자 패드에 진동이 와서 너무 놀라 게임을 꺼버렸습니다. 그 다음날도 만만치는 않았죠. 불이 꺼진 곳을 탐험해야하고, 지금에야 와서 바보란걸 알아차린 멍청한 로봇 악당 친구도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질러가며 플레이했습니다. 모든 상황 하나하나가 저에겐 너무나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고, 숨도 가쁘게 쉬며, 나중엔 제가 불을 켰는데 불이 켜져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계속 플레이해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너무 잘 만든 게임이었고, 내가 했던 여러 게임들 중에서 이렇게 잘 만든 게임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플레이할때 저보단 덜 쫄보인 여자 사람 친구와 같이 플레이를 해서 어느정도 안정을 찾을 순 있었습니다만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SOMA를 검색했는데 옥냥이 라는 사람이 실황을 이미 끝마친 상태였습니다. (옥냥이라는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고, 오로지 "우리엄마히오스왕"이라는 닉네임만 기억했기에 동일인물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제가 첫 번째 영상을 보고 알아차린건 제가 플레이 했던 방식과 놀랍게도 닮아있었다는 겁니다. 길은 제가 훨씬 더 잘 찾았지만 뇌 스캔을 받기 직전에 문쉬 박사님에게 갈 때 뭔가를 들고 이걸 무기로 삼아야겠다는 멍청한 생각을 했던 점, 복도에서 달릴 수 있다는 메세지가 나오고 뭔가 무서운게 나오는거 아닐까 심각하게 걱정한 점, 엄청나게 끔찍하게 겁이 많다는 점. 마치 제가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유튜버, 혹은 스트리머는 게임의 몰입도가 높았고, 타 스트리머와는 다르게 영상을 보는데 집중을 흐트리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가 플레이하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습니다.

SOMA를 플레이를 끝 마치기 전, 저는 평소 침착맨 이전의 만화가 이말년씨의 팬이기 때문에 침투부를 구독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때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알게 됩니다.
예상하셨듯이 옥냥이 = 우리엄마히오스왕 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더 이상 전혀 싫어할 이유가 없더라구요.

SOMA를 끝마치고 깊은 감상에 젖어 있던 중,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궁금증에 결국 모든 실황영상을 봤지만, 실망감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이 사람이 방송을 정말 재밌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트위치에 팔로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트위치를 잘 안보기에 팔로우가 되어있는 상태이기만 했지 유튜브만 구독이 되어 있었고 그 당시에 제가 재밌게 플레이 했던 스타듀 밸리 영상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유튜브만 챙겨보다가 다크 소울 3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전 다크 소울 1, 소울 라이크 류 게임 중 가장 성공한 게임인 2, 3(+ALL DLC)를 클리어 했고, 여전히 다시 플레이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물어보면 중간에 끼어있는 이상한 게임 말고는 당연히 있다 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제가 사랑한 시리즈이고, 불의 시대의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슬픕니다.

여튼 이 스트리머가 다크 소울 3를 한다면 분명히 실망시키진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트위치 본방을 챙겨보기 시작했습니다. 첫 방송은 솔직히 채팅창이 개판이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만, 그 이후 방송에서부터는 제가 첫 번째로 다크 소울 3를 플레이 했을때의 모습을 회상하면서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그때 이후로 매일 본방을 챙겨보고 있고, 내일도 오후 8시만을 기다리겠죠.

더 롱 다크: 에피소드 1도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늑대에 놀라실 때 저도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움켜쥐었습니다. 지금 하고 계신 피파17 미스터 캣의 4스날 리그 정복기도 잘 보고 있구요.

글이 결국 길어졌네요, 다 읽으실거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항상 오후 8시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방송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제목에 감사합니다 라고 쓰고 내용에 방송을 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써버리면 그만일텐데 어휴 븅신 ㅉㅉㅉ

chanyb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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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6, 2017, 1:28:03 PM8/16/17
to 옥냥이 방송국
여담 1. 거미공포증이 있어서 거미 비슷한 것만 보면 그 순간 아무것도 못하고 손만 벌벌벌 떠는데 SOMA 도중에 수중 동굴에서 거미 비슷하게 생긴 흰 친구들이 벽에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소리를 지르고 자리에 주저앉아 울기직전까지 갔습니다. 결국 옆에 앉아있던 여사친이 그 곳만 벗어나주고 다시 패드를 쥐어줬습니다.

여담 2. 며칠 전 까지 기저귀를 차고 계셨던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이 곳을 빌어 대회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7

여담 3. 뭐 들으실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지만, 제가 좋아하는 곡들 중 옥냥님의 취향에 맞을 것 같은 곡을 하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감미롭고 아름다운, 우리를 세상의 나쁜 것으로부터 지켜주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담은 곡입니다.

빠염

블레이드어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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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7, 2017, 7:05:59 AM8/17/17
to 옥냥이 방송국
저도 공포겜은 잘 못하는데 옥냥님 실황은 몰입도 어마무시합니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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