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가난에 관한 종합 보고서

0 views
Skip to first unread message

LEESUN

unread,
Jan 5, 2010, 7:00:51 PM1/5/10
to KISP 한국사회정책연구소
김수현 교수 등 '한국의 가난' 출간

한때 '잘살아보세'가 온 국민의 신조였던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
면서 '선진 공여국' 대열에 섰다.

그러나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부교수와 이현주 한국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손병돈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부교수가
함께 쓴 '한국의 가난'(한울아카데미 펴냄)을 보면 가난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안이다.

저자들은 도시가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빈곤율(중위소득의 50%가 안되는 가구소속 인구의 비율)을 16.5%로 추산한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이는 예전의 헐벗고 굶주린 모습의 가난과는 다르나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꾸리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이 800
만 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빈곤에 관한 종합 보고서다. 가난이란 무엇인지, 누가 가난한지,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왜
가난한지, 가난을 이겨낼 방법은 무엇인지 두루 살펴보는 저자들은 "빈곤층이 15%가 넘는 시대에도 가난한 이들이 보호받을 권리
는 부끄러운 것으로 취급된다"며 "우리의 가난을 정확히 바라보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의 근본적인 시각은 가난이 개인적인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원인이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을 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Working Poor)까지 등장했다.

가령,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35.6%(2007년, 가처분소득 기준)로 노년층 3분의 1이 가난한 셈이다. 일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이 가난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서구 복지국가에서는 노인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특히 더 가난하지는 않
다.

노후소득 보장제도가 미흡해 자녀에게 노인복지를 내맡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일하지 못하는 노인들과 젊었을 때부터 가난했던 노인들
뿐 아니라 자식이 가난한 노인들까지 가난하다. 가난한 노인들은 돈이 없어 주거 환경이 열악하며 건강 상태도 더 좋지 않고, 그
때문에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21세기 들어 크게 늘어난 빈곤층은 일을 하거나 일할 수 있는데도 가난한 이들이다. 저자들은 근로빈곤층이 등장한 원인을 외
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이 신자유주의적으로 재편된 데서 찾는다.

기업이 기존 업무를 외부에 하청 주거나 해외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좋은 일자리'는 줄고 비정규직이 양산됐다는 것. 비정규직
은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지위 때문에 일을 하면서도 가난하다.

저자들은 '가난은 모인다'는 특성에도 집중한다. 소득이 낮을수록 주거비 부담이 큰데, 설상가상으로 대도시 재개발이 계속되면
서 빈곤층이 살 수 있는 저렴한 주택이 사라지고 있다. 재개발 사업 인근의 전ㆍ월세 주택이 품귀로 값이 폭등하고, 빈곤층은 더
열악한 주거지로 내몰린다.

가난한 사람들은 기반이 취약한 동네에 살 수밖에 없는데, 가난한 곳의 자치단체 역시 가난하므로 빈곤층을 구할 복지 혜택도
적다.

저자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새로운 사회적 상상력'이다.

이들은 "빈곤 '지역'에 대한 정책적 개입을 시도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면서 빈곤층과 비빈곤층이 함께 사는 혼합단지
를 건설하는 등 지역 발전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 근로빈곤층 해결을 위해서는 기존 일자리를 여러 개로 나누는 방안, 공공부문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방안 등을 제
시한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빈곤 대책은 사회, 경제, 문화, 복지 전 분야에 걸쳐 세워져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현행 정책이 3대
사회안전망 가운데 '마지막 안전망'인 공공부조 중심이므로 사회보험과 사회서비스 등 나머지 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10쪽. 2만3천원.


Source: 연합뉴스/ 2010.01.05 / 김지연 기자 che...@yna.co.kr

Reply all
Reply to author
Forward
0 new mess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