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답변 시작했다가 못 끝내고 그냥 잊어버렸었네요..
국제 음성 기호를 직접 한글로 변환하면 좋을 것 같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외래어 표기법 규정 가운데 명시적으로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기반한 것은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규정 뿐입니다. 시중의 웬만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사전에서는 국제 음성 기호로 발음을 표시합니다.
그런데 같은 국제 음성 기호를 써도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예를 들어 영어의 [ə]는 '어'로 적고 독일어의 [ə]는 '에'로, 프랑스어의 [ə]는 '으'로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영어에서 [ə]로 발음되는 어말의 -a는 '아'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말 [ʃ]의 경우는 영어에서는 '시'로 적고 독일어와 프랑스어에서는 '슈'로 적습니다. 이처럼 외래어 표기법에는 단순히 국제 음성 기호로만 따질 수 없는 규정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발음을 국제 음성 기호로 나타내는 방식은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같은 주요 언어는 그래도 발음 표기 방식이 꽤 통일이 되어 있지만 여러 발음 사전을 비교해보면 표기 방식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좀 심한 예를 들면 Concise Oxford Dictionary에서는 보통 /aɪ/로 적는 영어 price의 이중모음을 /ʌɪ/로 적고 보통 /eə/ 또는 /ɛə/로 적는 square의 이중모음을 /ɛ:/로 적습니다. 그러니 Concise Oxford Dictionary의 발음 표기를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를 통해 옮기면 price는 '프라이스'가 아니라 '프러이스', square는 '스퀘어'가 아니라 '스퀘'가 됩니다.
덴마크어처럼 국제 음성 기호를 사용한 발음 표기 방식이 통일이 되지 않은 경우는 어느 방식을 쓰는지 알지 못하면 /e/가 '이'를 나타내는지 '에'를 나타내는지 알 수 없고 /p/가 'ㅂ'을 나타내는지 'ㅍ'을 나타내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국제 음성 기호를 한글로 변환하려고 하면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표기를 얻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