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d: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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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unread,
Nov 17, 2013, 10:13:40 PM11/17/13
to game_go...@googlegroups.com
열흘전 메일인데, ...
다른 그룹(과학기술학연구소)으로 잘못 보내졌다는 것을 이제야 발견. ㅋ 


---------- 전달된 메시지 ----------
보낸사람: 김지연 <spri...@gmail.com>
날짜: 2013년 11월 8일 오후 1:01
제목: 일화
받는사람: if...@googlegroups.com


이종필변호사가 등장하였으므로 관련된 일화 하나 전합니다~
예전에 이변과 함께 게임등급위원으로 있을 때,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제가 또 말을 시작하면 엄청 많이 합니다. ㅎ

저의 학문분과에는 '전문성의 정치'라는 개념이 있다면서 제가 그 개념을 설명했었습니다. 
당시 제가 구체적으로 뭐라 말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대략~

"과학기술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전문적 의사결정에 대한 정당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중요한 사회적 의사결정이 주로 소수의 전문가들에 의해만 이루어진다. 그 결정으로 인하여 일반시민이 받는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사회전체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할 권한이 주어진다"

그리고 나서 두서없이 이것저것 얘기했고,  
다른 주제로 옮겨가서 제가 영화등급제를 비판했더랬습니다. 
왜 18세 영화는 부모가 동반하더라도 볼 수 없냐! 
아들과 디스트릭트9 관람하려다 실패한 사건이 있어서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열받아 있는 중임 (이 문제는 두고두고 계속 물어늘어질 생각임 ㅎ)

말이 되느냐! 우리도 등급위원이지만 등급판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지 않냐? 
등급위원이라고 해서 등급을 잘 판정하는 것이 아니다. 
15세와 18세사이를 막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시험문제 찍듯이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말이다. 
확신을 가지고 결정했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 
모든 청소년이 표준적인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제가 막 핏대를 세우고 있는데...조용히 듣고 있던 이변이 말하기를
"그게 바로 전문성의 정치네" 
그 순간 저는 뻥한 표정으로, "뭔 소리야!"라고 생각했죠. 

다시 이변 왈
"등급전문가들이 등급결정하고 부모는 선택권이 없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구조니까 이게 바로 전문성의 정치인거잖아!"


아! 그렇구나, 이변은 왜케 똑똑한 거지
그 개념을 연구하고 설명한 것도 나고
영화등급제를 비판한 것도 나인데
정작 그 개념이 그 사건과 연결된다는 것은 생각치 못했다...

나는 멍청한 건가라는 자책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잘 설명했기 때문에 이변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걸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이라 위안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변이 게임등급은 영화등급 보다 훨씬 더 부모선택권이 없다고도 알려줬습니다. 


시민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국가시스템(전문가시스템)이 침범하고 있는데도 
이걸 문제삼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민주주의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 조차도 이런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들도 '부모'가 되는 순간 무력해지나 봅니다. 
그렇게 오랜동안 부모들은 선택권이 없는 상태를 살아왔고 '적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을 조금 더 확장해 보면, 
부모들이 그 상태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면, 
사업자의 자율규제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당연히 사업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자율규제의 다른 축인 소비자(유저/부모)가 이 메커니즘 내로 유입되지 않는다면 잘 작동되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가 게임을 구매할 때 스스로 등급정보를 보고 판단해주지 않는다면 사업자가 등급을 자율적으로 붙이는 것이 의미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사람들은 강제적 등급제를 지지하게 될 것이므로........

한국에서 사업자들이 자율규제를 하기 위해서는, 
자율규제기구를 운영할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시민의 주체적 역량을 증대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사업자의 자율규제가 낭만적인 것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저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또 누군가 똑똑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새로운 연결점을 찾으실 거라 믿습니다~ 






--
김 지 연
과학기술학박사
서울과학기술대 강사
mobile) 010-7117-0901
email) spri...@gmail.com
 

Jongpil Lee

unread,
Nov 18, 2013, 3:16:16 AM11/18/13
to game_go...@googlegroups.com
어쩌다보니 제 얘기가 나와서 한마디 합니다.
지연샘이 얘기한 거는 소 뒷걸음질치다가 어쩌다 개구리 잡은 거구요...

저는 아직도 강제적 사전등급제에 대해서는 위헌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비디오물 등급제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는 판단을 하였지만, 그 논리가 매우 졸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왜 9명이 결정한 등급에 전 국민이 구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저는 아직도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9명중 5명이 출석하면 3명이 등급을 결정하는 셈인데, 왜 이 3명의 결정에 전 국민이 구속을 당해야 하는지?

솔직히 말하면 등급위원들보다 훨씬 더 똑똑한 사람이 많은데,
왜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지 참 궁금합니다.
심지어 이의제기권도 없습니다.(개인적으로는 이의제기권은 누구나에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등급을 결정하는 프로세스에서 어느 정도의 합의가 있고, 
그것이 등급위원만이 결정이 아닌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결정을 이끌어낼 소지가 있습니다.
가령, 등급기준 같은 것이 그것이 되겠지요. 
등급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사회적 합의가 등급위원의 결정을 보충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과연 등급위원의 독재를 용인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걸 설명할 수 있는 단 한가지는
아직도 국민은 사기업보다는 정부를 더 신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사기업이 아직도 정부보다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등급위원회의 독재를 용인할 만큼 사기업은 철저히 의심받고 있다.

이 부분은 사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심지어 관리위원회 출범 당시에 18세를 제외한 나머지 등급에 대해서 권고등급제로의 입법을 시도하지 않은 바가 아니나,
권고등급제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이건 전문가들만이 풀어야 할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2013년 11월 18일 오후 12:13, 김지연 <spri...@gmail.com>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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