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리치왕(King Lich) 인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리치왕. 여기서 리치(lich)는 “시체”라는 의미의 고어이다. 리치왕은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쓰러트리고 죽은 자를 다시 일으켜 세워서 언데드 스컬지 군단으로 만든다. 죽은 자를 다시 일으키는 것은 생명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된다. SF나 판타지에 등장하는 “필멸자(mortals)”라는 지칭은 흔히 인간을 말하는데, 죽어야만 하는 슬픈 운명과 더불어 죽을 수 있는 행운도 함축한다. 그리고 스컬지는 중세 수도사들이 자신을 훈육하던 채찍이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벌 줌으로써 규율을 내재화하는 도구였다.
리치왕이 이끄는 군대의 이름이 언데드라는 상징과 스컬지라는 은유를 병합하여 사용한 것이 의미심장하다. 리치왕과 언데드 스컬지 군단의 최종 목표는 생명(life)을 완전히 소멸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생명은 존재론적 차원에서 볼 때 ‘살아있음’에 대한 메타포일 것이다. 그렇다면 존재론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상태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다양한 정의들이 있지만, 적어도 여기서는 죽을 가능성을 스스로 내포하고 있는 것일게다. (이부분은 나중에 보충~) 그런데 왜 리치왕에게는 언데드 스컬지 군대가 필요한가? 죽을 가능성을 부정하는 리치왕의 통치가 왜 그토록 무서운 위협인가?
오늘날 우리에게 있어서 리치왕이란 무엇일까? 우리 사회를 표준적 규율과 대량생산 체제로 몰아넣은 테일러-포드주의인가? 또는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결국은 비합리적인 결정으로 가득한 기술관료주의를 일까? 아니면 자유에 집착하지만 결국은 권위적인 국가개입을 불러왔던 신자유주의 통치시스템이라고 해야 할까?
리치왕을 찾아서………………<계속, 목요일7시길드의 리치왕 공략을 기대하며>
[1] 크리스티 골든. 2010.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서스 리치왕의 탄생”. 제우미디어.
http://blog.naver.com/gisado2000?Redirect=Log&logNo=110147048039
[2] 미셸 푸코. 2010. “감시와 처벌”. 나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