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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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GU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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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0, 2011, 11:16:41 PM1/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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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주말 잘 보내고 계신지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라톤 참석 차 성스러운 주일에 잠깐 외도를 하고 왔습니다.
 
지난 가을학기부터 조금씩 운동을 한다곤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운동량에 완주는 할 수 있을지, 완주하고 나서 몇달간 고생해야 되는건 아닌지 걱정했었습니다.
그간의 운동량을 거리로 환산해 보면, 한달 평균 40km 내외, 거기에 10km이상 장거리는 대회 2주전 딱 한번이었죠.
대회를 일주일 남겨놓곤 학업과 연구에 대한 스트레스와 평소 보다 많은 흡연량때문에 포기할까 고민도 했었답니다.
저만 믿고 대회 참석을 하겠다는 룸메이트만 아니였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아무런 부상없이 재미있게 달리 수 있게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을학기 10순 여러분, 그리고 봄학기 9순 여러분께도 감사드려요.
여러분의 감시하는 눈이 없었다면 아마 중간에 포기했을지도..ㅋㅋ
 
아랫글은 간단한 마라톤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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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다. 더 자고 싶지만, 오늘만 기다려온 룸메이트 형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휴스턴행 차에 몸을 싣는다.
홍주형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엇기에 룸메이트란 이유 만으로 자의반 타의반 운전 기사로 착출되었다.
(분명 전생에 나와 룸메이트 형에게 지은 죄가 많은것 같다.ㅋ)
 
휴스턴이 가까워 지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내심 폭우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대회장이 가까워 질 수록 비 줄기는 얘들 오줌 줄기 마냥 아주 가늘어 졌다.
에잇....그냥 뛰다보면 실려가던지 걷던지 뭐 알아서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달리라 생각해본다.
 
출발 시간에 간신히 도착하여 몸을 풀어보지만, 대회 규모와 이방인이라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든다.
(정확한 신청 인원은 모르지만, 완주한 사람이 무려 10,000이란다.)
드디어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리며 출발 총성이 들린다.
하지만, 출발 총성이 올리고 나서도 무려 20분 뒤에나 출발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0~5 km
이건 정말 많아도 너무 많다.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보지만 저런 몸매로 마라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래서 당연히 후미 그룹에서 시작한 나와 룸메이트 형은 조금 빨리 걸었다.
무려 5km가는데 40분...ㅎㅎ
 
5~10km
이제 슬슬 그룹이 나뉘기 시작하면서 공간이 조금씩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감한 룸메이트 형은 정말 한마리 물찬 제비처럼
요기조기 빈 공간을 찾아다니며 나를 앞지른다. 정말로 잘 달린다.
오히려 룸메형을 따라가기가 버거워진다.
마라톤 주로가 주택가를 지나가서 인지, 일요일 아침 잠옷 바람으로 나와서 주민들이 응원을 해준다.
'정....힘내라' 뭐 이런식으로...(참고로 번호표에 이름이 써있다.)
조금 빨라진것 같지만...그래도 30분
 
10~15km
뭐 약간 다운 타운을 벋어났긴 했지만 드디어 도심이다.
출발부터 심상치 않던 날씨가 드디어 굵은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어떻하리 집에 갈려면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보단 그냥 쭈욱 가는게 더 빠른 것을....
도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시민들의 응원이 열광적이다.
괜시리 나도 모르게 힘이난다.
옆에서 달리던 룸메형의 입가에도 흐뭇한 미소가 베어난다.
하지만 15km를 지났을 무렵 룸메형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초반 여기저기 공간을 찾아다니며 달려서 그런지, 체력 소모가 극심한듯하다.
같이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고 싶었지만, 룸메형을 뒤로 한체 달려나간다.
 
'룸메 형 미안해~~~이제 부턴 형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부디 승리 하시길~~~'
뭐 이런말은 안했지만, 이런 마음으로 뒤도 안돌아 보고 피니쉬 라인을 향해서 전력질주.
그래도 여전히 30분

15~finish
내심 룸메형이 걱정돼었지만, 잘 할거라 믿으며 앞으로 질주...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릎에서 이상신호를 보낸다.
잠시 속도를 줄여볼까 고민도 해봤지만,
과거 경험상 속도를 줄이게 되면 결국 주로에서 더 오랜시간동안 고통과 싸워야 된다는 생각에
이악물고 속도를 더 높여본다. 
무슨 힘이 그렇게 남아돌아서 그런것도 아닌데 내가 앞지른 사람이 얼핏 잡아도 100명을 넘어선다. 
드디어 이젠 머리가 이상해졌나 싶다.
 
속도를 늦추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정말 피니쉬 라인까지 전력질주...
드디어 골인....막판 스퍼트에서 느낀 러너스 하이때문에 좀 더 달리고 싶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많이 추월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구간에서 추월한 사람만 1147명이란다.
더욱더 놀라운건 내가 그 구간에 있을 때 나를 앞지른 사람은 단 한명뿐이란다.
(쩝....막판에 살짝 방심했었는데, 아쉽다.....)
 
 
뛰고나서 바로 들었던 생각....
'절대 다시는 안한다' 
 
집에 오면서 차안에서 들었던 생각...
'마지막에 재밌긴 했는데,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다시는 안한다.'
 
후기 쓰면서 드는 생각
'다음엔 풀코스....ㅋㅋ (이래서 마라톤 선배님들이 후기를 써보라고 했나봅니다ㅋ)'
 
누가 나좀 말려줘요...ㅠ.ㅠ..아님 같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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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Gu Lee
Ph.D. Student
Vibration Control and Electromechanics Laboratory
Department of Mechanical Engineering
Texas A&M University
Phone: 979-739-3158
E-mail: cnc...@neo.tam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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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Hw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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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0, 2011, 11:26:36 PM1/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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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부턴 토욜 대회만 나가...ㅋㅋ

2011년 1월 30일 오후 10:16, JUNG GU LEE <cnc...@gmail.com>님의 말:

Chungi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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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0, 2011, 11:46:32 PM1/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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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형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완주 하신거 축하드려요 :)

Hyeme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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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1, 2011, 12:16:05 AM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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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완주축하~! (근데 룸메형도 완주 하신거지?)

40+30+30+ 마지막 구간 속도는...? 기록이... 2시간 내외인거지?
2시간 어떻게 달리나.. 에구구.. 난 10km 1시간 달리래도 기절하겠다.

2011/1/30 Chungi Kwak <iej...@gmail.com>

Hyeme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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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1, 2011, 12:21:29 AM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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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 9순 부럽!!!! 이구동성으로 순모임때 식사 너무 맛있었다고 하는쿤.
언제 순모임이 catering 하는 럭셔리 모임이 되었더냐... ㅋ 

2011/1/30 Hyemee Kim <kimh...@gmail.com>

Young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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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31, 2011, 8:22:12 AM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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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한거 완전 축하해.. 

그리고 몰랐는데 첨엔 천천히 달리다가 점점 빨리뛰는게 좋은거구나...

난 예전에 풀코스 할때 처음부터 빨리 뛰었더니 30km 부터 정말 죽을뻔했었는데......^^

2011/1/30 Hyemee Kim <kim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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